이재명 정부의 AI 비전

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의 여파가 아직 짙게 남아 있던 시기에도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을 인터넷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국가적 전략을 추진했다. 그가 광케이블 네트워크 구축, 인터넷 보급 확대, IT 강국 도약에 집중한 것은 단순한 정보화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토대로 삼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 당시에는 한국의 빠르고 접근성 높은 인터넷 인프라가 훗날 나라의 구조와 국민의 일상까지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결국 김대중 정부의 선제적 투자는 오늘날 한국이 네트워크와 디지털 역량에서 선도국 반열에 든 초석이 되었다.

그런 맥락에서, 지금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하는 AI 중심 구상은 그때와 닮았다. 다만 인터넷망이 아니라 연산망·데이터 인프라·AI 응용 생태계가 대상이라는 점이 다르다. 정부가 내건 목표는 단순히 AI 기술 하나 잘하는 나라가 아니다. 인프라·수요·자본·생태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국가 AI 허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구조 위에서 한국은 AI 시대의 선두에 서고, 그 혁신의 파급력을 통해 잃어버린 성장의 속도를 다시 되찾아 경제적 부흥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정부가 그리는 AI 전략의 뼈대는 AI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제도를 정비하며 민간과의 협업 구조를 짜는 쪽으로 움직인다. 구체적으로 꼽을 수 있는 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AI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냉각이 핵심 병목이다. 이재명 정부는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조성, 전력 인허가 간소화, 재생에너지 PPA (전력구매계약) 제도 정비 등을 통해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여건을 개선하려 한다.

두 번째, 이재명 정부는 국가성장펀드 확대, 공공 자금과 민간 자본의 결합, AI 전략산업 자금 지원 기구 마련 등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관자본을 유치해 대규모 투자를 촉진하려 한다.

세 번째, 연산칩, AI 가속기, 메모리(특히 HBM), 패키징 기술 등에 R&D와 실증투자를 집중할 것이다. 그렇기에 칩–메모리–패키징의 수직적 협업을 뒷받침할 컨소시엄들을 정부 주도로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

네 번째, 대학·연구소 중심의 AI 기초연구 강화, AI 윤리와 거버넌스 체제 정비, 산업계 수요 맞춤형 인재와 재교육 프로그램 설계 등이 병행될 것이다.

다섯 번째, AI 응용 수요가 풍부한 기업·공공 부문과의 연결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데이터와 플랫폼 수요가 커야 반도체·인프라 쪽이 지속 성장한다.

이런 AI 정책 추진의 흐름 속에서, 9월 말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을 때 가진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과의 회동은 상징적 의미가 컸다. 두 사람은 실질적으로도 AI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블랙록은 전 세계 수많은 기관 투자자 자금을 운용하는 최대 자산운용사이므로, 이 만남은 단순 외교 이벤트를 넘어 글로벌 자본을 AI 인프라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적 신호다.

이 MOU는 투자 규모나 구체 사업이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부와 블랙록이 향후 태스크포스를 꾸려 구체 실행계획을 세우겠다는 약속을 한 상태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래리 핑크 회장의 만남은 정부가 자본 측에서도 ‘주도자’ 입장을 취하겠다는 선언이다. 이재명 정부는 정책 중심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정책 + 자본 + 실행의 삼중 레버리지 구조가 핵심이다.

몇 주 뒤, 이재명 대통령은 AI 산업의 수요 측과 기술 생태계를 연결하기 위해 서울에서 오픈AI의 샘 올트먼 대표를 만났다. 이 회동에서 AI 응용과 협업, 반도체 생태계 연계, 플랫폼 수요 연계 등이 의제로 거론되었다. 특히 이날 삼성, SK 등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이 언급되었다.

이 만남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오픈AI는 AI 생태계의 수요 측면을 대표한다. 한국 기업·플랫폼과의 협업은 한국 쪽이 단순 제조자가 아니라 수요 설계·공동 기획자로 들어갈 가능성을 준다. 다음, 반도체·메모리·패키징 계열 기업들이 AI 응용 수요와 바로 연결될 수 있다. 그리고 오픈AI CEO와의 직접 회동은 국내 정책 의지를 해외에도 드러내는 메시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대규모 GPU 공급 협정을 촉발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엔비디아는 2026년에서 2030년까지 최신 블랙웰 세대 GPU 26만장을 한국 정부 및 주요 기업들에 제공할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는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공지능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비전과, 그에 따른 정부의 막대한 재정 투자 및 제도적 지원 약속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두 사람이 회동했을 때, 이재명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엔비디아가 AI 혁신의 속도를 책임진다면, 그 속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혁신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최적의 파트너는 한국입니다.” 젠슨 황 대표의 눈에, 강력한 제조 기반과 과감한 AI 전략을 겸비한 한국의 이번 약속은 명백한 성과이자 전략적 승리였다. 견고한 파트너 생태계 접근, 빠른 확장성, 그리고 중국과 얽힌 지정학적 위험의 완화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협력은 양측 모두에게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을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AI 강국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의 꿈을 현실로 뒷받침할 가장 큰 힘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두 축인 SK하이닉스와 삼성이 모두 메모리와 패키징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HBM(High Bandwidth Memory)은 AI 연산의 병목을 풀어주는 핵심 부품으로, 대규모 모델이 커지고 연산량이 폭증할수록 일반 DRAM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대역폭과 지연 문제를 해결한다. 따라서 HBM은 AI 시대의 필수적 연료라 할 수 있다.

현재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기술과 점유율 모두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삼성 역시 HBM3E와 차세대 HBM4 개발, 생산라인 증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추격 중이다. 두 기업 모두 글로벌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메모리 공급뿐 아니라 패키징 협업, 칩 설계 연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이 나란히 HBM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한다면, 한국은 단순한 메모리 공급국을 넘어 AI 플랫폼과 응용을 연결하는 핵심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두 기업의 경쟁과 공진이 곧 한국 AI 생태계의 심장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비전과 정책이 한국을 세계적인 AI 허브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면서 한국 증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며 시장 전반의 상승세를 이끌었고, KOSPI 지수는 최근 4,000선을 돌파, 2025 11 03 4,221.87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사상 최고치 경신은 단순한 기술주 낙관론을 넘어, AI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이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수익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폭넓은 확신을 보여준다.

나는 이재명 정부의 비전을 믿는다. 한국이 3~5년 안에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AI 강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25년 후, 우리는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1990년대 후반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 혁신으로 나라의 틀을 바꿨듯, 2020년대 중반 이재명 대통령의 비전이 한국을 AI 선도국으로 이끌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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