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룰라 디 시우바

봄에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나는 정말 하늘을 나는 듯한 기쁨에 휩싸였다. 그 벅찬 감정은 지금까지도 전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깊고 단단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다. 그는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하며, 윤석열 체제 아래의 3년 사이에 훼손된 나라를 되돌리기 위해 매 순간 노력하고 있다. 그 기간 동안 한국은 힘들어졌고 산업은 뒤처졌으며 사회적 불평등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이재명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회의 초청장을 받았다. 회의장에서의 그의 모습은 노련한 정치가 그 자체였다. 세계 각국 정상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웃고 대화하는 모습은,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어 온 사람처럼 한 치의 어색함도 없었다. 

그 회담에서 내 마음에 가장 남은 장면이 하나 있다. 캐나다 로키산맥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은 뒤, 이재명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두 사람은 무대에서 내려오며 서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마치 오랜 친구처럼 함께 걸어 나왔다. 한국과 브라질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도, 거대한 교역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도 아니기에, 사람들은 그 장면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게 그것은 상징적으로 다가왔다. 마치 같은 고난을 견뎌온 이들만이 나눌 수 있는 조용한 공감의 표시처럼 느껴졌다.

사실 이재명 대통령과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서로 평행한 삶을 살아왔다. 두 사람 모두 극심한 가난 속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을 교실에서 보낼 수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린 시절 공장에 내몰려 일하며 학업이 끊겼다. 열다섯 살에는 작업 중 사고로 팔에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다. 룰라 대통령 역시 브라질에서 어린 나이부터 혹독한 노동 현장에서 일했고, 그 역시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정치적으로도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둘은 처음부터 기득권 정치 세력과 사법 엘리트의 견고한 장벽에 맞서야 했다. 그들이 마주한 것은 단순한 정치적 장애물이 아니라, 노골적인 탄압이었다. 룰라 대통령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의 첫 집권 기간 동안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라는 빈곤층 생계비 지원 정책을 통해 약 2,900만 명(브라질 현 인구 2억2천1백만 명)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렸다. 브라질 경제 순위도 2002년 13위에서 2010년 7위로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룰라 대통령은 부패와 편향으로 얼룩진 기득권과 브라질 사법부에 의해 억울하게 투옥되었다. 나중에 그 터무니없는 뇌물수수 혐의들은 결국 뒤집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수많은 조작된 혐의를 견뎌야 했고, 심지어 잔혹한 암살 시도까지 당했다. 그 모든 시련은 하나같이 그를 침묵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룰라는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 브라질의 대통령 자리로 돌아왔다. 이재명 역시 모든 탄압과 역경을 뚫고 나아가, 수년간의 끈질긴 박해 끝에 마침내 대한민국의 최고 자리에 올랐다. 이제 한국과 브라질에서는 지금,  일반시민들과 늘 소외되어 왔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불과 몇 달 만에 아주 많은 일들을 해냈다. 또한 연이어 개혁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여전히 험난한 정치의 파고를 헤쳐 나가면서도, 브라질 서민들의 희망을 대표하며 진보적 정책과 사회 정의를 위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이재명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에게서 같은 것을 느낀다. 정의에 대한 굳은 신념, 그리고 소외된 이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 두 사람은 가장 힘든 어린 시절의 출발점에서도, 훗날 한 사회의 중심이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 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들의 삶은 진정한 리더십이란 고난을 견뎌본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용기와 따뜻함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런 리더십이야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다. 수많은 역경을 딛고 끝내 일어선 그들의 모습은, 한 인간의 의지와 정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우리 모두에게 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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