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고 싶은 코리언 2: 미셸 강

한국계 미국인 억만장자 미셸 강의 포부

한국계 미국인 남성 가운데 가장 부유한 인물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설립자 겸 회장 마이클 김(Michael Kim)이다. 추정 순자산은 약 100억 달러다. 한국계 미국인 여성 가운데 최고의 자산가는 미국의 대표적 IT 서비스 기업이자 여성 소유 기업 중 최대 규모인 SHI 인터내셔널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타이 리(Thai Lee)다. 순자산은 60억 달러 이상이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 기업가는 아마 미셸 강일 것이다.

그녀는 한국에서 스무살(서강대 1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시카고대 경제학과와 예일대 MBA를 마쳤다. 2008년 헬스케어 IT 기업 코그노산테를 창업했다. 2024년 그 회사를 10억 달러가 넘는 금액에 매각했고, 이는 2025년 포브스 ‘미국 자수성가 여성 부자’ 28위(추정 자산 12억 달러)에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미셸 강의 현재 목표는 여성 스포츠를 지속 가능한 글로벌 비즈니스로 탈바꿈시키는 일이다. 지인들은 그녀를 “늘 완벽히 준비된 사람”으로 묘사한다. 그녀가 운영하는 여자 프로 축구팀 워싱턴 스피릿의 소수 지분 투자자이자 전략 파트너가 된 NBA 레전드 선수 매직 존슨과 NWSL(미국 여자 프로 축구 리그) 총재 제시카 버먼은 그녀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남성이 주류를 이루는 스포츠계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굳건히 한다.” 

그녀는 미국 의사당 행사에서 우연한 계기로 축구와 인연을 맺었고, 불과 6년 만에 NWSL의 워싱턴 스피릿, 프랑스의 OL 리오네스, 잉글랜드의 런던 시티 라이오네시스 등 세 클럽의 구단주가 되었다.

2022년 그녀는 당시로선 파격이던 3,500만 달러로 스피릿을 인수했는데, 포브스는 현재 가치를 약 1억 3,000만 달러로 본다. 미셸 강은 머지않아 최상위 여성 클럽들의 몸값이 10억 달러 이상으로 거래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녀는 이미 구단 매입·여성 중심 스포츠 스타트업 투자·대규모 기부를 합쳐 최소 2억 달러를 투입했다. 

다만 사업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북미 4대 남자 프로스포츠의 124개 팀은 모두 최소 1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니며, 포브스가 가치를 매기기 시작한 1998년 이후 평균 2,000%나 상승했다. 반면 여성 축구 리그는 아직 초기 단계다. 스피릿의 2024년 정규시즌 매출은 약 1,500만 달러였고, 같은 경기장을 쓰는 MLS(미국 남자 축구 프로 리그) D.C. 유나이티드는 9,000만 달러를 벌었다. 일부 비평가들은 임금 격차, 제한된 미디어 노출, 다양성 캠페인 같은 문제들이 여성 스포츠가 결코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지금의 인기는 실제 수요보다는 사회적 동정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미셸 강은 그 관점을 단호히 거부한다. 여성 스포츠는 자선도 아니고 기업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 프로젝트도 아니며, 건전한 비즈니스라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그녀의 배경에는 남다른 말괄량이 소녀 시절, 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 과도기 속에 어렵사리 미국 유학길에 오른 결정, EY(언스트앤영. 전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라나)·TRW(우주선 개발 회사)·노스럽 그러먼(미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 기업) 같은 최고의 회사들에서의 초고속 커리어가 있다. 전자의무기록 확산이 본격화되던 시기에 부진하던 노스럽 그러먼의 헬스 IT 사업부를 반전시킨 뒤,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도 작은 사무실에서 코그노산테(정부 기관에 기술과 고객 경험 솔루션을 제공하여 보건 및 공공 서비스 현대화를 지원했던 회사)를 출범시켰다. 첫 자금은 노스럽 그러먼 주식 매각분 70만 달러가 전부였다. 그녀는 16년 후, 코그노산테를 10억 달러가 넘는 금액에 매각했다. 

스피릿 구단주가 된 뒤 미셸 강은, 스타 공격수 트리니티 로드먼(90년대 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의 딸)을 중심으로 프런트와 로스터를 빠르게 업그레이드해, 2022년 이후 매출을 세 배로 늘렸다. 경기당 관중을 1만 4,000명으로 끌어올렸다. 그녀가 운영하는 세 구단은 런던 본사의 키니스카 스포츠 인터내셔널 아래로 통합됐고, 스카우팅과 선수·코치 육성을 중앙화하는 ‘멀티클럽’ 모델을 도입했다.

그녀는 특히 NWSL(미국 여자 프로 축구 리그)를 위해 AT&T, 구글과 같은 스폰서를 끌어들이는 데 기여했다. 그 덕에 NWSL은 4년 2억 4,000만 달러 규모의 중계권 패키지를 CBS·ESPN·아이온·아마존 프라임과 체결할 수 있었다. 미국의 스포츠 평론가들은 “미셸 강은 미국 여자 프로 축구의 상승세를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평한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